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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의 '아침칼럼'

편집국장 1 164

김병학의 '아침칼럼'


'그들의 생각이 그저 어리다고만 하기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상태에서,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누가 우리 지역 후보로 나서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영부영’ 치러져 버린  4·15 총선.


환언하면, 이번 총선은 ‘코로나-19’라는 괴물에 가려 과거와 같이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후보자에 들려 오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나 정보를 바탕으로 나름의 결정을 한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그저 투표를 해야 한다고 하니까 표를 던져 버린 매우 이상한 선거였다는 사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러한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또 다시 인물이 아닌 ‘정당’ 선거가 되고 말았다. 영남은 영남대로 호남은 호남대로 ‘지역색’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 그대로 구태(舊態)를 그대로 답습(踏襲)하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시점에서 구미YMCA가 의미있는 설문결과를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그건 다름 아닌 비록 이번 선거에서 투표는 못했지만 미래의 유권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21대 국회의원 선거 청소년 모의투표’가 그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청소년들은 이번 유권자들과 상당 부분 다른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 지역색으로 도배가 된 이곳 경북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는 단 한 명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다.

그렇다면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특정 정당에 함몰돼 있는 현 세대들과 달리 이들 청소년들은 정당보다는 후보자 개개인의 인물과 정책을 선택했다는 증거다. 그만큼 현 유권자들보다는 외연(外緣)의 폭이 넓고 특정 지역보다는 대한민국이라는 큰 그림을 본 것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번 선거에서 싹쓸이를 한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과 같은 기존 정당보다는 이름마저 생소한 더불어시민당이나 미래한국당과 같은 무명 정당의 후보들을 선택했다는데 의미를 더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청소년들의 선택에 대해 무조건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것들의 치기(稚氣) 어린 행동’이라고만 치부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만에 하나 그러한 생각이 맞다면 청소년들은 무엇을 근거로 그러한 판단을 했을까 하는 것도 반문해 보는 것도 맞지 않을까.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이라는 틀에 갇혀 있는 구미의 경우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철호 후보와 김현권 후보가 1위를 차지했으며 안동 역시 같은 당 후보로 나선 이삼걸 후보가 미래통합당 김형동 후보를 따돌렸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도 청소년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는 그 나름대로 고민도 많고 비록 오류는 있을지언정 확신과 주관도 있었다. 그러면서 성장을 했다. 그런데 그런 세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그저 ‘철없는 것들’의 칭얼거림 정도로만 판단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청소년 시절을 부인하는 것과 같다.

미안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기성세대들이 살던 그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이며 사고 역시 매우 현명하고 지능적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고는 상당 부분 청소년 시절에 많은 결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번 모의투표가 경북 구미와 안동, 강원 춘천과 전남 순천 지역을 중심으로 실시했다라는 점에서 조금은 지역적인 한계성은 있지만 그래도 8,214명이라는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이들 주장이 일반화돼도 무리는 없다고 본다. 사실 이 정도면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 못지 않은 많은 샘플이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21대 국회가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개인적인 능력이나 정책보다는 순전히 ‘지역색’에 힘입어 당선이 된 사람들은 결코 자신이 똑똑해서나 훌륭해서가 나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자나 깨나 ‘유권자의’ ‘유권자에 의한’ ‘유권자를 위한’ 정치를 펴주길 당부해 본다.

일체의 지역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대한민국이라는 큰 틀을 보길 바란다. 국회의원은 동네 일이나 하는 시의원이 아니다. 그리고 4년 후 이번 모의투표에 참여한 청소년들로부터 당당하게 심판을 받기 바란다.


/ 본지 발행인, 언론학박사 /


 

1 Comments
알바 04.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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